[한국영화] (바람: Wish) 2009년작 - 정우, 황정음 주연
Edit : 일반판, 감독판으로 나온 영상은 러닝타임 1:46:57초로 15세 관람가인데요,
NOCUT 버전으로 나온 18세 이상 관람가 영상은 러닝타임 1:48:19초 짜리입니다.

폼나고만 싶었던 학창시절, 다시 돌아간다면...
엄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형과 누나와는 다르게 간지나는 학창시절을 보내고 싶었던 짱구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명문고에 진학하지 못해 골치덩이가 된다. 광춘상고는 교사들의 폭력과 학생들간 세력 다툼으로 부산일대에서 알아주는 악명 높은 학교. 광춘의 조회시간은 학교의 명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쓸만한 후배 물색으로 시작된다. 짱구는 입학 첫 날 ‘불법써클’몬스터의 카리스마에 압도 당하고…
학 교 안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알아갈 무렵, 학교폭력 가담을 이유로 짱구 일행은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짱구는 가까스로 정학만은 면하지만 다시 돌아온 학교에서 교내 불법 서클 ‘몬스터’의 유혹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렇게 몬스터의 후광을 업고 예쁜 여자 친구도 얻게 된 짱구, 쪽 팔리지 않고 싶었던 열여덟 짱구는 “바람”대로 폼 나는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을까?
synopsis<바람: Wish >(이하 <바람>)은 주연배우인 정우의 학창 시절이 모티브가 된 영화다. 정우의 본명인 김정국과 별명인 ‘짱구’가 그대로 등장하고, 그가 살았던 옛집과 다녔던 학교에서 촬영했으며 심지어 그의 친구도 출연했다. 이성한 감독은 정우의 이야기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을 발견한 듯 보인다. 선생님에게 맞고, 친구와 어울리고, 몰려다니며 시비를 붙는 등 정우의 사연은 분명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남자의 표본적인 이야기가 될 법하다. 하지만 그 시절에 대한 추억으로만 100여분에 달하는 영화를 즐기게 만드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바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가는 향수의 정서는 영화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고등학생 정국(정우)은 일명 ‘짱구’로 불린다. 집안의 골칫덩어리인 짱구는 대학에 가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폼나는 ‘싸움짱’을 꿈꾼다. 같은 반에는 불량기가 다분한 친구들이 있고, 학교에는 험상궂게 생긴 선배들이 많다. 게다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폭력서클도 있다. 나이다운 객기로 사고를 치며 살던 어느 날, 짱구는 학교 폭력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유치장을 다녀온다. 돌아온 학교에서 짱구를 보는 시선은 달라져 있다. 서클에서 그를 영입하려는 유혹은 더욱 거세진다.
< 바람>의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전반부는 짱구의 학교 생활이고 후반부는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대하는 아들의 이야기다. 그 사이 짱구의 연애담이 살짝 끼어든다. 짱구의 학교 생활은 <말죽거리 잔혹사> 같은 지독한 성장담이나 <친구> 같은 전설의 무용담과 거리가 멀다. 감독의 전작인 <스페어>와 달리 <바람>은 액션에 대한 관심이 없다.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리고, 욕과 담배로 무게를 잡던 불량소년들은 정작 큰 싸움은 벌이지 못한다. 영화가 그 시절의 거친 분위기를 어른처럼 보이고픈 아이들의 치기로 드러낸 부분은 비교대상인 다른 영화와의 차별점이자 사실적인 묘사다. 다음 이야기인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 가능한 대목일 것이다. 하지만 에피소드들을 관통하거나 엮을 수 있는 사건을 구상하는 대신, 일기장을 넘기듯 연결한 <바람>은 개인적인 기억 이상의 감흥을 전하지는 못한다. 극중 짱구의 내레이션 또한 일기장을 그대로 옮긴 듯 설정됐다. 간만에 꺼내본 일기장이 개인에게는 큰 의미겠지만, 색다를 것 없는 남의 일기장도 그럴까. 추억을 담은 <바람>은 추측이 용이한 영화다. 영화가 아니라 친구와의 술자리 대화였다면 더 즐거운 이야기였을 것이다.
(글) 강병진 fuggy@cine21.com








